국동완(b.1979)은 1월 16일 부터 2월 6일까지 피비갤러리에서 팝업 전시 를 가진다. 작가는 드로잉, 페인팅, 조각, 영상, 책 작업을 통해 무의식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개인과 사회의 접점에 주목해 작업해오고 있다. 13년 이상 지속해온 꿈 아카이브 작업은 자신의 꿈을 타자의 꿈으로 만들고, 꿈과 언어의 숙명적 성질인 ‘결정불가능성(Undecidability)’을 품고 다양한 매체로 표출된다. 글자의 모습으로 남은 무의식의 흔적을 연필로 파고들어가면서 시작된 ‘회광반조(回光返照) 드로잉’은 꿈을 다루면서 단련된 시선을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사회 현상으로 옮기는 방법이다. 그녀는 생명과 성장에 관한 작업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2020)처럼, 개인적이고도 보편적인 주제들을 확장된 매체 탐구와 함께 다루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동완의 드로잉 8점과 그 드로잉을 900배 확대한 아크릴 회화 8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는 2020년 covid 19로 인한 펜데믹 이후 각인되는 단어와 문장을 대상으로 세밀한 드로잉을 진행 했고, 이를 확대하는 작업을 병행하며 글자로 만들어진 그녀만의 풍경 속으로 관람객을 이끈다. 국동완은 꿈을 기록하지만 그 뜻을 생각하며 적는 것이 아니라, 재빨리 저장한다는 목적으로 기억을 기록해나간다. 2020년 전 세계에 닥친 재앙은 그녀에게 있어 꿈과 다르지 않을 만큼 비현실적으로 다가왔고 작가는 그러한 펜데믹의 시간을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작업은 그 동안 일상에서 마주하지 않던 새로운 단어와 문장들이었는데, 예를 들어 “집에 머물러 주세요.” 와 같이 이제는 어느새 당연한 권고가 되어버린 말들이다. 작가는 이러한 문장과 단어들을 모아 자유연상 드로잉과 페인팅 작업을 하였고, ‘회광반조 기법으로 완성해 나갔다.
‘900x Magnification’ 시리즈는 이렇게 그린 연필 드로잉을 900배 확대한 페인팅이다. 이 작업은 드로잉에서 여백으로 남겨진 선을 종이테이프로 ‘그리고’ 물감을 칠한 후 떼어낸다. 같은 그림을 그리는 정 반대의 몸짓과 스케일, 우연성을 통해 보다 작은 세계로 더욱 선명하게 침투하는 작업이다. 이번 신작들은 국동완이 과거 세월호를 그린 (2014-2016) 작업처럼 사회적인 문제에 주목해 진행되었다. 작가는 2014년 당시 곧 태어날 아이와 함께 세월호 사건이라는 이슈를 목격하게 되었고 내면을 향해있는 자아지만, 그 안에서 타자를 만나고 손 끝에서 드러난 무의식적 실마리에서 작품의 주제를 만나게 되었다. 작가에게 있어서 2020년은 삶의 어떤 부분들을 영원히 바꾸어 버리는 분기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깊이 각인되었고 펜데믹의 언어를 수집하여 만든 풍경으로 관람자로 하여금 2020년을 산책하는 시간을 가지게 할 것이다.
국동완(b.1979)은 무의식에 접근하는 과정과 태도를 다루면서 무의식과 의식의 사이에서 충동적으로 발생한 감각들을 드로잉, 회화, 책, 조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붙잡아 마주하고 반복해서 바라봐 왔다. 따라서 그녀의 작업은 다양한 방식의 기록들을 통한 축적의 형식을 통과하면서 드러나는 조형과 이야기를 탐구해오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국동완은 2011년 갤러리팩토리에서의 첫 개인전 이후 세 차례의 개인전을 치뤘으며, 갤러리수(2019), 아라리오뮤지엄 별관, 제주(2017), 문화역284(2015), 카를로 빌로티-아렌시에라 디 빌라 보르게제 미술관, 로마(2013), 데이빗 로버트 아트 파운데이션, 런던(2008), 다니엘 솬드 갤러리, 런던(2007)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2020), 금천예술공장(2016-2018), 글렌피딕 아티스트 레지던시(2012)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거쳤고, 2019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등록작가와 2017 월간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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